북한군이 사흘 연속으로 서해 최북단 서북도서 인근에서 포 사격을 실시한 가운데, 북한은 지난 6일 포성을 모방한 폭약을 터뜨리는 기만 작전에 한국군이 속아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리 군은 "수준 낮은 대남 심리전일 뿐"이라고 일축하며 "긴장을 고조시키는 군사활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전날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담화에서 "우리 군대는 해안포의 포성을 모의한 발파용 폭약을 터뜨리면서 대한민국의 반응을 주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군부의 실지 탐지 능력을 떠보고, 억지 주장을 펼치는 자들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 기만작전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폭약 터지는 소리를 포성으로 오판하고 포사격 도발로 억측하며 서해 북방한계선 해상완충구역에 떨어졌다는 거짓을 꾸며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대는 해당 수역에 단 한 발의 포탄도 날려 보내지 않았다"며 "우리가 던진 미끼를 대한민국 군부가 받아 물었다"고 비난했다.

조선중앙TV는 김 부부장의 담화를 보도하면서 북한군이 얕은 산에 둘러싸인 논밭에 폭약을 심은 뒤 연쇄적으로 폭파하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44초간 내보냈다.

김 부부장의 주장대로라면 북한은 지난 5일 연평도와 백령도 북방에서 해안포 200여발을 발사해 한국군의 경각심이 높아진 바로 다음 날 폭약을 터뜨려 한국군의 탐지 능력을 깎아내리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뒷받침하듯 김 부부장은 한국군이 과거 새 떼를 북한 무인기로 오인해 전투기를 출격시키거나, 청계산에 버려진 부서진 문짝을 무인기로 잘못 추정한 전력을 함께 거론했다.

김 부부장은 한국군을 "눈 뜬 소경들"이라고 부르면서 "차라리 청각과 후각이 발달한 개에게 '안보'를 맡기는 것이 열배는 더 낫다"고 조롱했다.

김 부부장은 또 "우리 군대의 방아쇠는 이미 안전장치가 해제되어있는 상태"라며 "만약 사소한 도발이라도 걸어올 때는 즉시 불세례를 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런 주장에 대해 우리 군의 탐지능력에 대한 수준 낮은 대남 심리전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합참은 "북한이 우리 영토와 국민을 대상으로 도발할 경우에는 '즉각, 강력히, 끝까지' 원칙에 따라 다시는 도발할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압도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합참은 이어 "접적해역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군사활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