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북핵 위협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가정한 도상훈련을 실시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지금까지는 북한의 핵 도발을 억제하는 시나리오에 그쳤다면 올해는 북한의 핵 사용 상황도 반영하기로 한 것이다.

한국과 미국은 우리시간으로 오늘 새벽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한 제24차 통합국방협의체 회의에서 올해 8월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 시행 때 핵 작전 연습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양국 국방부가 밝혔다.

이는 작년 12월 열린 제2차 핵협의그룹 회의에서 이미 합의한 내용을 재확인한 것이다.

회의에는 조창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일라이 래트너 미국 국방부 인태안보차관보를 비롯한 양국 국방·외교 분야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북한의 핵무기 사용이라는 특정 상황을 가정한 도상훈련은 작년에도 실시된 바 있지만, 을지 자유의 방패 훈련과 연계해 실시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또한 북한이 역내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는 도발이나 위협, 행동을 하면 긴밀하고 공조된 양자 대응을 통해 한미동맹의 힘을 과시하기로 했다.

미국은 핵과 재래식, 미사일방어, 첨단 비 핵 역량을 포함한 미국의 모든 군사 역량을 활용해 한국을 방어하고, 전략자산을 정기적이며 가시적인 방식으로 전개하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

또 미국과 동맹을 겨냥한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도 용납할 수 없으며 그런 공격은 김정은 정권의 종말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측은 특히 일본을 포함한 한미일 3자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한미일 안보회의를 통해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

이어 북러 군사협력이 한반도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과 유럽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해 대응하기로 했다.

양측은 이와함께 한미 연합훈련을 한반도의 빠르게 변화하는 안보 환경에 즉각 대응하는 형태로 유지하기로 약속했다.

양측은 양국의 과학기술력을 활용해 동맹 역량을 더 현대화하기로 했다.

한국이 최근 발사한 군사정찰위성이 한미의 연합 정찰감시 역량에 기여한다는 데 주목하고 국방우주협력회의를 통해 동맹의 우주 역량을 계속 강화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양측은 방위산업기반 강화와 유지·보수·정비 분야 협력도 논의했다.

한미가 방위산업 시장에 대한 서로의 접근을 허용하고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하는 한미 상호국방조달협정도 더 진전해 나가기로 했다.

이밖에 대만 해협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